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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방문기 & 탐방기

아이와 뮤지컬 보기 - 안녕, 지구(배리어 프리 공연)

by 씨앗희망 202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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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서 정한 '아이의 날'을 맞이해서 <안녕, 지구> 뮤지컬을 보고 왔다.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가족뮤지컬이며, 배리어 프리 공연으로 장애우분들이나 사회적 약자분들을 배려하는 이벤트와 함께 마음 따뜻해지는 공연 내용을 포스팅한다.


1. 뮤지컬 개요


<안녕, 지구>는 2022년 무장애 문화향유 활성화 지원사업 일환으로 제작되어진 전석 무료 뮤지컬이다. 창작 국악뮤지컬이며, 가족의 소중함을 전하는 내용으로 5세(만 4세) 이상 관람할 수 있는 뮤지컬이다. 이번에 광명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내 광명 극장에서 진행하였다. 국악뮤지컬답게 대금, 해금, 거문고 등 전통악기 연주를 무대 위에서 실감 나게 들을 수 있는 공연이다. 또한, 본 공연은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공연으로 기획된 것이기 때문에 자막해설은 물론 2명의 수어 통역사가 공연 내내 함께 한다. 필요한 경우, 음성해설 기기와 점자 해설 리플릿을 제공한다.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란?

장벽을 뜻하는 배리어(Barrier)와 자유로움을 뜻하는 (Free)가 합쳐진 단어로 장애우나 사회적 약자들도 모든 종류의 물리적, 제도적, 심리적 장벽으로부터 자유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뜻 이다.

2. 배리어 프리 뮤지컬 관련 이벤트


광명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내 광명극장에서 뮤지컬을 보았는데 사전에 '터칭 투어'라는 작은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터칭 투어란 공연에 사용되는 무대 위 소품들에 대해 설명을 듣고 직접 무대에 올라가 소품을 만져보고 느끼는 것인데, 시각장애우분들을 위한 이벤트라 할 수 있다. 나는 5살 아이와 함께 뮤지컬을 보기 때문에 아이와 함께 공연 전 소품을 살펴보면 공연 보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신청을 해보았다. 신청을 한 건 우리를 포함해서 딱 2팀이었고, 모두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아니었기에 터칭 투어는 하지 않고 무대 바로 앞에서 소품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으로 간단하게 이벤트를 마쳤다. 시각장애우분들에게는 공연을 관람하는데 꽤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어느 위치에 어떤 소품이 있고, 어떤 색깔과 모양인지를 미리 알고 공연을 보면 작은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또한 티켓팅을 한 후 작은 배리어 프리 관련 필름을 나누어받아서 극장 안팎에 있는 장애우분들과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가 담긴 결과물에 필름과 함께 사진을 찍어서 가져오면 작은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아이와 필름을 받아 곳곳을 살피면서 사진을 찍으며 남은 시간을 보냈다. 의식하지 못했지만 곳곳에 점자들이 있었다. 아이에게 점자에 대한 이야기와 설명을 해줄 수 있어서 너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5살 아들도 '그동안 엘리베이터 숫자에 왜 점이 찍혀있었는지 궁금했었는데 이게 점자였구나' 하면서 점자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사회적 약자 분들에겐 건물 안이 안전할 것 같은 느낌이지만, 손이 닿는 모든 공간에 점자 등 배려가 없다면 매우 불안한 환경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된 건물의 경우, 이런 친절함은 잘 볼 수 없었는데, 길을 가다가 혹은 건물 안에서 도움이 필요하신 분들을 만나면 발 벗고 적극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3. 뮤지컬 내용 및 감상평


<안녕, 지구> 뮤지컬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7살 이름이 지구이다. 지구는 <어린왕자>책을 읽고 싶어 하지만 아직 한글을 몰라서 스스로 읽을 수가 없다. 엄마와 함께 어린 왕자 책을 같이 읽기로 했는데 엄마는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게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머나먼 별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속상한 지구는 혼자 어린 왕자 책을 펼쳐보지만 이야기를 알 수 없어서 너무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책을 뒤적이며 혼자 책을 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순간, 지구 앞에 어린 왕자가 나타난다.

어린 왕자와 함께 7개의 별 여행을 떠나는 지구는 '이별'과 '죽음'에 관한 의미들을 알아간다. 그리고 반짝이는 별들을 바라보며 별 여행을 떠난 엄마를 그리워한다. 별 여행이 끝나갈 무렵, 어린 왕자와 지구 앞에 유난히 반짝이는 별이 보인다. 지구는 금방 엄마별이라는 것을 알아채지만 선뜻 엄마별로 가지 못하고 망설인다. 한참 망설임 끝에 엄마별을 찾은 지구는 엄마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게 된다.

우리는 맨 앞좌석에 앉아 공연을 실감 나게 보았다. 5살 아이 정도면 1시간 정도 꽤나 집중해서 볼만했다. 국악 악기를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것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배우들 연기들도 아주 맛깔스럽게 잘했다. 별 여행을 한참 하던 지구가 갑자기 어린 왕자에게 물었다.

"너는 어떻게 네가 사는 별로 다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어?"
"나는 독이 있는 뱀한테 물려서 돌아올 수 있었어."

독이 있는 뱀한테 물리면 죽는거 아닌가 하는 말을 통해 죽음의 의미를 차츰차츰 알아가는 지구가 너무 가엽기도 하고 대견스럽기도 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는 거야"라는 어린 왕자가 건네는 위안의 말을 가슴속에 새기는 지구는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엄마를 마음속에서 꺼내어 볼 것이다.

늘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마음에 병이 있는 것일 수 있지만, 심하게 아파봤던 나는 언젠가는 해야할 이별에 대해 많이 생각해본지라 더욱 생각이 깊어졌고 계속 눈물이 났다. 그리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 현재인 지금 많이 사랑하고 표현하고 아껴주자. 행복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닌 지금 존재하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지금'이다. 지금 당장 사랑하고 표현하자!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해주는 가족뮤지컬을 보게 돼서 평일에 유치원도 가지 않고 시간 내서 다녀온 보람이 있었다. 게다가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고 배려하는 뮤지컬을 보게 되어 아이에게도 우리 사회가 참으로 따뜻한 세상이라는 것을 이야기해줄 수 있어서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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