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 뒤에는 어떤 세상에서 살게 될까? 인공지능과 로봇 기계들에 지배당하고 살 것만 같은 세상에서 인간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능력이 필요할까?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향후 내 아이가 갖추면 좋을 능력 한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나는 '창의력'이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는 창의력이 답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막상 내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해서 나는 부모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 하는 물음표가 늘 있었다. 주변에 아는 지인의 아이는 창의력을 길러준다는 학원을 다닌다고 들었다. 6살 아이가 월 몇 십만 원씩 하는 수업료를 내고 학원을 다니면 아이의 창의력이 좋아지는 것일까? 솔직히 어떻게 무엇을 수업하는지 궁금했지만, 궁극적으로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는 정답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창의력 관련하여 부모로서 어떻게 도와주면 좋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문득 예전에 tv에서 우연히 본 로봇박사 '데니스홍'이 떠올랐다. 로봇박사가 되기까지 큰 원동력은 본인의 창의력이라고 했던 메시지가 기억이 났다. 그래서 데니스홍이 지은 책들 몇권을 사서 읽어 내려갔고, 내가 지향하는 부모의 모습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을 읽고 나의 롤모델이 된 데니스홍과 그의 가족. 첫 번째로 읽은 책은 로봇 다빈치, 꿈을 설계하다. 두 번째로 읽은 책은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법이다. 한 사람의 위대한 업적과 인생에 관한 이야기들인지라 겹치는 내용이 제법 많았지만 아이의 창의력을 고민하는 나에게 많은 지혜와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그 내용을 포스팅을 통해 기록해 본다.
(로봇박사 데니스홍의 꿈 설계도는 탱이와 함께 읽어보기 위해 아껴두었다.)

아이의 자발성, 호기심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
천재 로봇박사라고 불리우는 데니스홍은 어떠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는지가 가장 궁금했다. 유년시절 장난꾸러기였던 데니스홍은 늘 신나고 재밌는 일을 찾아다녔다. 호기심 가득한 유치원 시절에는 불장난하느라 혼도 많이 났다고 한다. 본인의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밤낮 가리지 않는 매우 열정적이면서 야무진 꼬마아이였던 것 같다. 한강에서 무선조종 비행기를 날리다가 간첩으로 오인받아 경찰서에 잡혀간 적도 있는 등 다양한 어릴 적 에피소드가 나온다. 읽어 내려가면서 부모님이 참 애간장 많이 태우셨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아이의 호기심으로 기인한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서는 그다지 혼내지 않았다는 것을 보고 참 대단하다는 생각과 함께 감탄했다. 심지어 그런 일들의 시작인 호기심을 키워주기 위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격려까지 해주셨다니 실로 놀라웠다.
집안 모든 기기와 전자제품을 분해하느라 망가뜨려도, 심지어 새로 산 tv를 다음날 망가뜨려놓은 것을 보고도 전혀 혼을 내지 않았다고 하니,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의 '자발적인 호기심'을 최우선 가치로 여겼다는 것이 느껴졌다. 유치원 시절에는 아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주기 위해 공구대를 직접 만들어주고, 초등학교 시절에는 화학실험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셨다고 한다. 해서는 안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단호하지만 부드럽게 일러주며 아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뒤에서 지켜보는 그 모습이 내가 생각하는 굉장히 이상적인 부모의 모습이었다. 전적으로 아들을 믿는 마음이 깔려있지 않으면 이렇게 해줄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아이가 실수하고 크고 작은 사고치는 것에 대해서 얼마나 부드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을까?!라는 반성도 해본다. 설령 말로는 실수해도 괜찮아라고 하지만 내 마음과 눈빛도 말과 일치했을까? 비언어적인 표현이 아이에게는 더욱 진실되게 다가갈 수 있을 텐데... 눈빛과 말과 마음이 모두 일치하는 부모가 되고 싶다.
또한 호기심을 갖고 그 호기심을 심화 발전 시켜나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최초의 호기심의 밑바탕에는 '재미'를 느끼는 아이의 자발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도 말이다. 어찌보면 아이 호기심도 부모 주도하에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도 스쳤다. 부모의 관심사가 아닌 아이의 진짜 관심사를 반발짝 뒤에서 따라가며 아이의 진짜 호기심을 키워주고 충족시켜주고 싶다.
일상의 주변을 살피고
메모하는 습관을 지닌
데니스홍
데니스홍은 '메모하는 습과'을 갖기 전에는 무수히 좋은 기회를 놓친듯 하다고 이야기한다. 기회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고 지금은 메모광이다. 자기 전에도 LED조명이 달린 펜과 노트를 머리맡에 두고 잔다. 자다가도 번뜩이는 생각이 스치면 잠결에라도 글과 스케치를 한다고 한다.
나는 건망증이 심해 나 스스로를 믿지 못해 마트갈때나 여행 갈 때 중요한 일을 해야 할 때는 늘 메모를 해서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스쳐가는 나의 생각과 아이디어에 관한 메모는 해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같은 메모지만 그 결은 매우 다른 것이다. 실수를 줄이고자 하는 메모가 아닌 생각 사고가 확장되고 발전적인 메모가 지금의 데니스홍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메모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메모의 힘은 사실 성공한 인물들 책에서 자주 접하는 단골멘트인 것 같다. 망각의 동물인지라 찰나에 스치는 생각을 붙잡고 현실화시키는 데에는 예나 지금이나 메모가 최고의 방법인 듯하다.
데니스홍은 일상 생활, 주변환경을 늘 세심히 관찰하는 습관은 어릴 적부터 있었다고 한다. 주변 환경변화, 사람들의 표정,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는 특징을 갖고 있었다. 공원 벤치에서 아이의 머리를 따주는 것을 매우 유심히 관찰을 하던 중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이를 바로 메모로 기록을 해서 그로부터 5년 뒤, 이를 실제 로봇 개발에 까지 이용을 했다. 그 로봇은 다리가 3개로 구성된 '스트라이더'이다.
생활 속 창의력을 키우기 위한
작은 노력을 실천해보자
현실에서 내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볼 수 있을까? 우선, 창의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엄청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생각의 틀을 깨라, 역발상을 하라는 말을 내가 생각한 대로 풀어서 쉽게 접근해 보자.
- 기존의 것(현상, 사물, 행동 등)을 1도라도 다른 각도로 틀어서 생각을 해본다면?
- 과정의 순서를 거꾸로 거슬러 생각하는 연습을 해본다면?
- A라는 조립제품을 꼭 A로만 만들어야 할까? A'의 모습 혹은 B로 만들 수는 없을까?
- A제품을 사기 위해 꼭 A판매하는 매장의 해당 코너에 가서 물건을 구입해야 할까?
- 우리 동네, 집 앞에 무엇이 바뀌었지
최근에는 비행기, 굴착기,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등 레고 들을 설명서 그대로 아이와 만들어 본 다음, 설명서를 일부러 버리기도 한다. 설명서 대로 만들어보는 조립 경험도 중요하지만, 충분히 다른 것으로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완성한 부품을 부순다음 제한된 레고 부품 내에서 다른 것을 만드는 것이 재미있어 보였는지, 바퀴는 바퀴로만 사용하던 아이도 점차 응용을 하기 시작한다. 그럼 여객기가 제트기도 되고, 미니 로봇, 사람이 되기도 한다. 비행기 바퀴가 로봇 귀부분이 될 수도 있고, 팔로도 될 수 있다. 이렇게 나는 아이와 함께 생각의 틀을 조금씩 깨나 가면서 창의력이라는 것을 키우고자 노력해보고 있다. 그런데 해보니 재미있다. 나도 아이도 즐거운 하나의 놀이가 된 것 같다.
주변환경 변화에 그리 민감하지 않던 나도 요새는 동네 간판이 바뀌거나 새로 변화하는 것에 의식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얼마 전 탱이는 칠판에 알 수 없는 이상한 그림을 하나 그리면서 알아맞혀 보라며 질문을 했다. 물고기 같은 꼬리가 있어서 단순하게 사물을 그렸겠다 생각했는데 물고기라 답하는 엄마가 답답했던지 직접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그래서 나가보았더니 공동현관문에 그려진 우리 아파트 로고였다. 다시 한번 유심히 본 후 집에 돌아와 좀 더 업그레이드된 그림 실력을 보여주었다. 아이가 오가면서 자발적으로 관찰을 하고 그림으로 그려냈다는 그 과정에 대해 칭찬을 듬뿍 해주었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자발성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어 아이의 호기심을 풀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눈놀이를 하다가 눈을 집에 가져가서 녹여보고 싶다는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고, 스파이더맨이 되고 싶다는 아이를 위해 신발에 작은 빨판들을 붙여 미끄럼틀을 걷게도 해줘 보고, 밥 먹다가 바닥에 물을 붓는 것을 살짝 눈감아 주기도 하고, 도자기로 된 장난감 그릇을 던져보고 싶어 높은 곳에 올라가는 아이를 데리고 빗자루 들고나가서 해보기도 하고, 책을 읽다가 물 잔에 물이 담겨있는 정도에 따라 다른 소리가 나는 작은 실험, 미니 정수 장치를 구매해서 흙탕물이 맑아지는 과정도 살펴보는 등 일상에서의 호기심들을 해소해 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작은 점과 같은 이러한 일상들이 모여 아이를 성장시키리라 믿어 본다. 중요한 것은 부모가 시키는 것이 아닌 아이가 스스로 하고자 하는 '자발성'이다.

또한, 아직은 메모를 할 수 없는 나이이기 때문에 아이가 궁금해하는 질문을 기록해 보는 일을 해보고자 한다. 어떠한 질문들을 했는지 추후에 살펴보면 아이의 현재 관심사는 물론 관심사를 기반으로 호기심을 심화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다. 나 역시 스마트폰 메모장과 작은 노트에 해야 할 일들, 생각, 감정들까지 기록을 해보고 있다. 메모하는 습관은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알려주기 가장 좋은 방법인 듯하다.
데니스홍 부모님께서 강조하신 '여행'도 아이의 견문을 넓히고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참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아직 어려서 여행 가도 '기억'이나 할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 여행의 기억은 없을지언정 여행할 때의 좋았던 '감정(정서)'은 남아있다는 말을 상기하면서 틈틈이 소소한 가족여행을 다닐 계획도 세워본다.
Nobody criticizes anybody's ideas
마지막으로, 데니스홍의 강의실에서 진행되는 브레인스토밍에서는 Nobody criticizes anybody's ideas! 가 유일한 규칙이라고 한다.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생각을 비판할 수 없다. 이 말은 가정에서도 너무 귀한 문구인 것 같아 마음에 새기고 싶다. 아이의 의견을 어른의 잣대로 판단하여 묵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비록 매우 유치한 생각일지라도 아이의 생각을 존중하고 절대 비판하지 말자! 아이의 눈과 귀와 말이 지혜로운 정답이자 새로운 답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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